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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케어]봉사자 이야기 | [2020 캠프봉사 이야기 #2] 멋진 처음이 되어 준 우간다 비전아이캠프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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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일주일 간 아프리카에서 뭘 하는데?” 

처음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도대체 그렇게 짧게, 그 먼 곳을 왜 가냐’고 물었습니다. 저 또한, 비전아이캠프의 일주일이라는 활동 기간이 다른 곳과 비교해 훨씬 짧은데 이곳은 무슨 일을 할까 라는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비전아이캠프를 떠날 시기에 여러 복잡한 상황까지 겹치게 되어 캠프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후기를 쓰는 지금, 322차 우간다 비전아이캠프에 참가했던 일주일을 되돌아보니 그 모든 의문점과 걱정을 뒤로 한 채 일단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 수술실 보조 업무를 하고 있는 노을 봉사자

이번 322차 우간다 비전아이캠프가 진행된 부시아 지역은 우간다의 수도인 캄팔라에서 구불구불한 육로로 7시간 정도 지나면 나오는 곳입니다. 제가 본 부시아는 ‘거꾸로 봐도 아프리카네’라는 감상 외엔 딱히 묘사할 말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수도에서 봤던 반듯하고 큰 건물과 비교되게 부시아는 겨우 시멘트로 발라놓은 것 같은 집들이 즐비했습니다.

그 동안 책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개발 도상국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그로 인한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지만 크게 와 닿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직접 그 환경에 있어보니 그 열악함을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실습하며 봤던 병원 시설과 비교했을 때 말도 안되게 열악한 부시아의 병원이 그나마 우간다에서 좋은 시설을 갖춘 수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놀라움이란..! 제가 가진 것에 쉽게 불평하던 습관이 사치스러운 습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비전아이캠프에서 제가 맡은 업무는 수술실 보조였습니다. 캠프 기간 동안 보조 업무를 하며 기구를 전달하거나 물품 정리를 돕는 간단한 일을 하면서도 실수할까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리고 에어컨도 없는 더운 수술실 환경과 불안정한 전력 상황으로 수술실에 전기가 끊기는 일도 많았습니다. 단순히 작은 일을 돕는 저도 이렇게 힘든데, 실제로 수술을 하고 이를 직접 진행하시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과 모든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는 비전케어 스텝 분들은 더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때문에 캠프 내내 열악한 환경에서 최대한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우리 322차 우간다 비전아이캠프팀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비전아이캠프를 참가하기 전에는 아프리카에서 안과 수술을 왜 하지? 그게 그곳에 진짜 필요한 일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더 급하게 필요한 것들이 많은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십 명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연신 악수를 청하고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건강한 제가 제 멋대로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판단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 개안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 

사실 제가 비전아이캠프에 지원한 이유는 뚜렷한 봉사심이나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간호학과를 다니니 ‘나도 한 번쯤은 의료봉사를 해봐야지’ 라는 단순한 경험 차원으로 접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봉사활동은 ‘내가 남을 돕는 것이니 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가까이에서는 볼 수 없는 수술 장면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는 기회를 얻었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기구들이 사용되는지 등을 하나하나 자세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준 도움보다 훨씬 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주는 환자들을 통해 준 것보다 몇 배는 큰 보람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참여한 해외봉사활동인 322차 우간다 비전아이캠프는 제가 쉽게 지나친 많은 것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가볍게 말하고 쉽게 폄하했던 봉사의 가치를 직접 깨달을 수 있었고, 봉사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 수많은 곳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불평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우간다로 출발할 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온갖 불안한 상황을 고민했었는데, 한국에 돌아올 때는 ‘언제 다시 봉사활동을 갈 수 있을까?’, ‘친구한테도 같이 가자고 해볼까?’ 등을 고민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대단한 목표의식이나 투철한 봉사심은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가졌던 여러 생각만으로도 저에게 있어 충분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전아이캠프 내내 환자들을 챙기기 힘든 상황에서도 저에게 관심을 갖고 도와주신 현지의 한인 협력자 분과 비전케어 우간다 지부 단원님들, 비전아이캠프의 시작부터 끝난 후까지 신경 써주신 해외사업팀 최인선 간사님, 그리고 매 순간 많은 것을 알려주시고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멋지겠다고 느끼게 해주신 의료지원팀 김윤아 부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글. 노을 봉사자

편집. 비전케어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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